당일치기 춘천 빵지순례 | 춘천 빵집 4곳 내돈내산 솔직 후기 (자유빵집, 소양보리빵, 봄내제빵소, 대원당)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던 지난 주말에 ITX를 타고 춘천 빵지순례를 다녀왔다. 예전에 춘천 브런치 맛집 위주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빵집 위주로 도장깨기를 해보기로 했다. 춘천에서만 만날 수 있는 베이커리를 중심으로 총 네 곳을 방문했는데, 남춘천역에서 내려 자유빵집 2호점, 소양보리빵, 봄내제빵소, 그리고 대원당 순으로 동선을 짜봤다. 생각보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중간에 택시를 한번 타긴 했지만 날씨가 좋으면 뚜벅이 빵순이 여행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코스였다.


🕓 영업시간: 10:00 – 18:00
📅 휴무: 없음
📍네이버지도 링크

르 꼬르동 블루 출신 파티셰의 블루리본 빵집

2024년과 2025년 연속으로 블루리본을 받은 자유빵집 2호점은 춘천에서 이미 유명한 곳인지 궂은 날씨에도 손님들이 끈임없이 들어오고 한번에 양손 가득 사가는 사람도 많았다. 프랑스 르 꼬르동 블루에서 제빵을 배운 사장님이 춘천으로 돌아와 강원도 최초의 정통 프랑스 빵집을 열었다고 한다. 본점은 후평동이지만 내가 이번에 방문한 2호점은 춘천 시외버스터미널 쪽인 온의동 닭갈비 거리에 있다. 인기 메뉴인 앙버터, 춘천대파빵, 크루아상 등의 가격대는 대부분 3천~6천 원대, 잠봉뵈르는 8천 원대다.

춘천 소금빵 맛집

이번 방문에서는 소금빵과 시나몬 바브카를 구매했다. 소금빵은 하루가 지나도 겉바속촉 식감을 잘 유지하는 정석 스타일이었다. 고급스러운 버터 풍미는 느껴지지만 과하게 버터리하거나 기름지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담백하게 느껴졌고 딱 알맞게 추가된 짠맛도 감칠맛을 살려준다. 시나몬 바브카는 시나몬 롤을 납작한 트위스트 형태로 재해석한 스타일이었는데, 땋은(?) 빵결 사이사이에 발린 시나몬 슈가가 달콤하면서도 은근히 스파이시한 풍미를 더해줘서 아메리카노와 잘 어울리는 빵이었다.


🕓 영업시간: 12:00 – 19:00
📅 휴무: 일요일, 월요일
📍네이버지도 링크

춘천 비건빵 맛집

소양보리빵은 20년 전통의 브랜드로, 밀가루나 버터, 우유, 계란 등의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비건 보리 베이커리 전문점이다. 오프라인 매장 보다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서 더 유명해서 나도 예전부터 알고있던 비건 빵 맛집인데, 이번 여행 동선을 짜면서 춘천에 매장이 있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소양보리빵 매장은 내가 생각한 느낌이랑 완전히 달랐다. 보리빵이라는 메뉴에서 왠지 모르게 소박하고 가정적인 분위기의 작은 빵집을 떠올렸는데 실제로는 정반대였다. 일단 매장이 생각보다 훨씬 넓었고, 바닥부터 테이블까지 모두 연한 우드 톤으로 통일되어 있어서 전체적으로 모던하고 절제된 무드가 돋보였다. 각지고 네모난 가구 선택과 곳곳에 놓인 헤드폰 앰프나 카세트 테이프 같은 갬성(?) 소품 덕분에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 특히 일반적인 빵집에서 흔히 느껴지는 버터 향이나 달콤한 냄새, 화려하게 진열된 빵이 없는 대신 라운지나 북카페에 온 것 같이 정제된 분위기가 매력적이었다. 거기다 눈이 많이 오는 날 방문해서인지 매장 안에 사람이 많지 않아서 더 나만 알고 싶은 숨은 카페 느낌이었다.

매장 라인업으로는 군고구마 휘낭시에, 당근 머핀, 유자레몬 비스킷 등 스마트스토어에서 자주 보던 소양보리빵의 베스트 메뉴들을 모두 볼 수 있었다. 베이커리류는 대부분 2-3천 원대, 커피와 차를 포함한 음료 메뉴는 대체로 4천 원대 후반에서 6천 원 사이였다. 참고로 디카페인 옵션은 콜드브루로만 가능해서 따뜻한 디카페인 커피는 주문이 불가했다.

초코헤이즐넛휘낭시에 & 쑥콩소보로

소양보리빵에서는 초코헤이즐넛보리휘낭시에와 쑥콩소보로보리빵을 구매했다. 휘낭시에는 헤이즐넛이 통으로 올라가 있어서 바삭한 식감을 살려주고, 초코의 단맛과 견과류의 고소함이 동시에 느껴져서 페레로로쉐를 건강하게 재해석한 듯한 맛이었다.

쑥콩소보로는 인절미 콩가루 맛이 나는 소보로 부분과 은은한 쑥 향이 남는 스콘 부분의 조화가 촉촉하게 찐 쑥설기를 먹는 것 같았다. 전체적으로 보리 특유의 포슬포슬함이 있어서 포크로 자르면 가루지게(?) 부서지는 질감이다. 자극적인 디저트에 익숙하다면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건강하면서도 은은한 단맛이 매력적이라 이번 빵지순례 코스 중에 가장 만족스러웠던 곳이다.


🕓 영업시간: 9:00 – 21:30
📅 휴무: 없음
📍네이버지도 링크

큰 아파트 단지 옆에 위치한 봄내제빵소는 밖에서 보이는 것보다 안쪽으로 훨씬 깊고 넓은 베이커리였다. 천연발효종 ‘르방 리퀴드’를 사용한 저온숙성빵을 전문점으로, 페스츄리 등의 프렌치 베이커리와 팥빵이나 소보로 같은 한국 빵까지 선택지가 정말 다양해서 이번 빵지순례의 첫번째와 마지막 순서인 자유빵집과 대원당을 합쳐놓은 느낌이었다. 다만 주말 오후 다섯시쯤 방문했더니 이미 솔드아웃인 빵이 많아서 전체 라인업을 보려면 조금 더 일찍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춘천 과일 케이크 맛집

인기 메뉴로는 과일 생크림 케이크, 소금빵, 대파빵 등이 있고, 케이크는 시즌별 과일에 따라 종류가 조금씩 바뀌는 듯하다. 내가 방문했던 12월 초 기준으로는 망고와 딸기를 사용한 생크림 케이크가 메인으로 진열되어 있었는데, 조각 케이크는 피스당 7천 원이었고, 3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홀케이크는 최소 하루 전 예약이 필요하다고 한다.

내부 인테리어는 세련된 감성의 카페라기보다는 밝은 조명과 하얀 벽, 심플한 진열대가 돋보이는 전형적인 대형 빵집의 느낌이 강하다. 카운터 안쪽으로 보이는 넓은 제빵 공간과 화려함보다는 실용성과 규모감이 강조된 구조가 ‘제빵소’의 성격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느낌이다.


🕓 영업시간: 8:00 – 22:00
📅 휴무: 없음
📍네이버지도 링크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춘천 대표 빵집

대원당은 1968년부터 운영된 춘천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대전의 성심당, 군산의 이성당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마스코트 베이커리다. 베스트 메뉴로는 버터크림빵, 맘모스빵, 팥빵 등이 있고 스마트스토어에서 전국 배달도 가능하다.

오랜 전통이 있는 빵집이지만 2022년에 확장 이전을 하면서 매장 내부가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밝게 정돈되어 있고 카페 공간도 쾌적하게 마련되어 있다. 버터크림빵은 개당 2,200원, 팥빵은 1,800원으로 요즘 베이커리 가격을 생각하면 가성비가 정말 좋은 편이었다.

대원당 버터크림빵 후기

버터크림빵이라는 이름만 들으면 느끼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가볍고 담백한 맛이었다. 두꺼운 식빵 두 장 사이에 버터크림이 샌드되어 있는데, 끝 부분까지 촉촉하면서 은근한 단 맛이 있는 식빵에 버터크림 중간중간에 들어간 호두 분태가 씹는 맛을 더해줘서 끝까지 맛있게 먹었다. 통팥빵 역시 달달한 팥과 밤, 그리고 호두 분태의 식감이 살아 있어 클래식한 본연의 맛에 충실한 옛날 빵집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총평

이번 춘천 빵지순례는 각 빵집의 개성과 색깔이 확실해서 더 재밌고 알차게 느껴졌다. 자유빵집은 좋은 버터와 밀가루를 중심으로 한 프렌치 베이커리, 반대로 소양보리빵은 버터나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은 건강한 비건 제과, 봄내제빵소는 종류가 많은 대형 빵집, 대원당은 춘천의 시간을 담은 대표 빵집이었다. 빵으로 유명한 도시는 아니지만 네 곳 모두 춘천을 방문한다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매력이 있었고, 특히 남춘천역에서 멀지 않아서 ITX를 타고 당일치기로 다녀오기에도 충분한 빵지순례 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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