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차이 근처 홍콩 아침식사 차찬탱 맛집 2곳 추천 | Mon Kee Cafe & My Cup of Tea 내돈내산 리뷰

이번 2박 3일의 여행에서 이틀에 걸쳐 홍콩 아침식사를 위해 다녀온 차찬탱은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계속 생각날 만큼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이번에 소개할 Monkee Cafe(몬키카페)와 My Cup of Tea(마이컵오브티)는 Grand Hyatt Hong Kong 호텔이나 완차이 근처에서 현지 분위기를 만끽하며 아침을 시작하고 싶은 모든 여행자에게 강추하고 싶은 곳이다.


홍콩을 대표하는 로컬 다이닝 문화 중 하나인 ‘차찬탱(茶餐廳)’은 문자 그대로는 ‘차(茶)’를 파는 ‘식당(餐廳)’을 의미하지만, 실제로는 홍콩식 서양요리와 중식이 결합된 독특한 메뉴 구성을 갖춘 캐주얼한 다이너에 가깝다. 1950년대 이후 서양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기 시작한 홍콩에서, 서양식 식사를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제공하려는 시도 속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차찬탱 대표메뉴

차찬탱의 대표적인 특징은 중식 조리 방식과 서양식 재료의 조화에 있는데 토스트, 스크램블 에그, 마카로니 스프, 인스턴트 누들 같은 메뉴가 홍콩식 밀크티와 함께 제공된다. 메뉴 조합이 엉뚱하게 보일 수 있을 만큼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지만, 그 안에는 홍콩의 식문화가 걸어온 역사와 개방성, 그리고 대중성이라는 키워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몬키카페 위치

몬키카페는 골목 안쪽에 자리 잡고 있는 로컬 감성의 차찬탱이다. 완차이(Wan Chai)역 A1 출에서 도보로 약 3분 거리에 있고 내가 묵었던 Grand Hyatt Hong Kong에서는 도보로 약 6분 정도 걸렸다. 가게 주변은 로컬 주택과 오피스 빌딩, 소규모 마트, 세탁소 등이 혼재된 전형적인 완차이 골목길 분위기인데, 이른 아침에는 조용하고 느긋한 동네의 일상적인 풍경을 느낄 수 있다.

몬키카페 분위기

몬키카페의 매장은 2~4인용 테이블이 약 10개 정도로 아담하지만 회전율이 빠른 편이라, 아침 일찍 방문하면 웨이팅이 있어도 금방 자리가 나는 것 같았다. 주말 아침 8시쯤 도착했을 때 웨이팅은 없었지만 이미 매장 내부는 만석이었다. 분위기는 전통적인 노포 스타일의 차찬탱이라기보다는 좀 더 캐주얼하면서 모던한 감성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흰 타일 벽에 유리 테이블이 깔끔하면서도 로컬 맛집다운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몬키카페 메뉴 및 가격

몬키카페의 메뉴판은 크게 아침, 점심, 저녁/티세트로 나뉘어 있었는데 우리는 아침에 방문했기 때문에 Breakfast 쪽에서 선택했다. 대표적인 홍콩식 아침메뉴인 마카로니 토마토 스프부터 몬키만의 스타일로 재해석된 샌드위치나 누들 메뉴들도 있었고 가격은 모두 HKD40 정도였다. 주문할 때 각각의 메뉴가 단품일 거라고 생각하고 3가지를 주문했는데, 알고 보니 이 메뉴들 대부분 토스트+스크램블을 포함한 세트 구성이었다. 세트 하나가 양도 많고 구성이 푸짐해서 1인 1메뉴만 주문해도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몬키카페의 시그니처 음료인 홍콩식 밀크티는 진한 홍차와 고소한 우유의 조화로 유명하며 가격은 약 HKD 20이다. 참고로 결제는 현금 또는 옥토퍼스 카드만 가능했다.

주문한 음식

Macaroni with Luncheon Meat in Tomato Soup

토마토 마카로니 수프는 첫 입부터 인상적이었다. 토마토 소스가 새콤하면서도 은은하게 달콤했고, 스튜처럼 농도가 있어서 마치 서양식 국밥을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안에 들어간 마카로니는 퍼지지 않고 적당히 익어 씹는 맛이 좋았고, 토핑으로 올라간 스팸같은 런천미트도 짭짤함을 더하며 전체적인 맛의 밸런스를 잡아줬다.

Instant Noodle with Satay Beef in Chicken Soup

이 메뉴는 차찬탱 스타일의 퓨전 라면이었는데, 익숙하면서도 묘하게 이국적인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첫입을 먹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사리곰탕 라면이었다. 치킨스톡이나 사골 베이스 라면스프를 연상시키는 고소하고 뽀얀 국물이 특징이고, 면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한국 스낵면의 꼬들한 식감과 흡사하다. 토핑으로 올라간 satay beef도 생각보다 고퀄이었는데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양념갈비 맛이라 라면의 전체적인 풍미를 살려줬다.

Japanese Scramble Eggs on French Round Bread

일본식 스크램블 에그라는 이름답게 촉촉하게 갈라지는 일본 오므라이스처럼 반숙에 가까울만큼 부드러운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간이 거의 되어 있지 않아서 토마토 스프처럼 짭조름한 메뉴들과 같이 먹어야 더 조화롭게 느껴졌다.

Milk Tea

홍콩은 차찬탱마다 밀크티의 맛이 비슷하면서 달라서 취향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다. 몬키카페에서는 아이스와 핫을 모두 시켜봤는데 핫 밀크티는 홍콩의 시그니처 기념품 중 하나인 Black & White 얼룩소 잔에 나와서 클래식한 감성이 느껴졌다. 이 곳의 밀크티는 딱 홍차와 연유의 밸런스가 완벽하게 느껴지는 정석적인 맛이었고, 과하지 않은 연유의 부드러운 단맛으로 기분좋게 아침을 시작할 수 있었다.


My Cup of Tea 위치

My Cup of Tea는 몬키카페보다 좀 더 남쪽, 완차이 중심부 안쪽에 자리하고 있다. Wan Chai(灣仔)역 D 출구에서 도보 약 1분 거리의 엄청난 역세권 위치고 Grand Hyatt Hong Kong에서는 도보로 약 10~12분 거리에 있어 몬키카페보다 약간 더 떨어져 있었다. 근처에 로컬 상점과 오래된 거주 건물들이 이어지는 전형적인 홍콩 도심 골목 풍경이라 현지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My Cup of Tea 분위기

My Cup of Tea는 매장 자체가 매우 협소하고 대부분 바 테이블이나 벽에 붙어 있는 작은 테이블 위주라, 사람이 많은 시간에는 앉아서 먹기보다는 포장해서 호텔 방에서 여유 있게 즐기는 것도 방법일 것 같았다. 여기도 주말 기준 8시쯤 도착했을 때 로컬 손님부터 관광객까지 가게 내부는 거의 만석이었지만 우리는 다행히 웨이팅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My Cup of Tea 메뉴 및 가격

My Cup of Tea는 가게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티와 커피 종류를 자랑하는 곳이었다. 우리는 둘 다 따뜻한 클래식 밀크티를 시켰는데 원하면 우유 추가, 우유 적게, 연유 추가 등 다양한 옵션이 가능한 것 같았고, 병으로 포장된 밀크티도 팔고 있었다. 음식 메뉴도 꽤 다양했는데 Rice 메뉴는 점심부터 가능했고 아침으로는 샌드위치, 누들, 파인애플번(bo lo bao) 등을 20~30 HKD 정도의 가격에 즐길 수 있었다. 여기도 홍콩 현지 페이 어플이 없으면 결제는 현금 또는 옥토퍼스 카드만 가능했다.

주문한 음식

Beef & Tomato Macaroni Soup

이곳의 토마토 마카로니 수프는 몬키카페에 비해 국물의 농도가 훨씬 묽고, 맛도 수프보다는 토마토 맛이 나는 라면 국물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마카로니 말고도 양파, 당근, 옥수수 등의 야채가 큼직하게 들어가 있었고 토핑으로는 런천미트가 아닌 베이컨+육포 맛이 나는 소고기가 올라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몬키카페의 깊고 걸쭉한 수프가 좀 더 입맛에 맞았지만, 국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여기를 더 선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Scrambled Egg Sandwich

스크램블 에그 샌드위치는 일본식 타마고산도와 매우 유사한 비주얼이었다. 부드러운 우유식빵 사이에 간이 거의 없는 촉촉한 스크램블 에그가 샌드되어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심심한 맛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달콤한 잼이나 마요네즈같은 소스가 좀 더 추가되면 더 맛있었을 것 같지만 진하고 달달한 밀크티와 함께 먹었을 때 묘하게 매력있는 조합을 만들어냈다.

Bo Lo Bao

한국에서는 ‘파인애플번’이라고 많이 알고있는 Bo Lo Bao (보로바오)는 홍콩 차찬탱 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메뉴 중 하나다. 나는 당연히 일본의 메론빵처럼 파인애플향이 나는 빵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이 빵에는 파인애플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단지 겉면의 설탕 크럼블 토핑이 마치 파인애플 껍질처럼 울퉁불퉁한 모양을 하고 있어서 붙여진 별명 같은 것이라고.

My Cup of Tea의 Bo Lo Bao는 소고기, 돼지고기, 계란, 버터 등등 샌드되어 있는 토핑 종류가 다양했지만, 아침부터 너무 무거울까 봐 가장 기본인 플레인으로 선택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아무것도 없이 먹으니까 좀 싱거운 소보로빵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이어서 다음에는 버터가 들어간 ‘보로요우(버터+보로바오)’ 스타일이나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bocha-naisure로 시켜보고 싶다.

Milk Tea

여기서 마신 밀크티는 몬키카페보다 훨씬 더 우유의 향이 진하게 났다. 분유스러운 고소한 맛이 강했고, 입안에서 남는 잔향도 길었다. 나는 이 쪽이 더 취향에 맞았지만, 남자친구는 몬키카페의 밀크티가 더 균형잡힌 맛이었다고 느꼈다. 이런 취향 차이도 홍콩 차찬탱을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였다.


총평

이틀에 걸쳐 경험한 완차이 지역의 차찬탱 두 곳은 각기 다른 매력을 보여주었다. 몬키카페는 토마토 마카로니 수프와 부드러운 스크램블 에그가 맛있었고, My Cup of Tea는 좀 더 디저트스러운 파인애플번이나 샌드위치류가 많아서 빵순이들이 좋아할만한 맛집이었다. 참고로 차찬탱 투어를 계획 중이라면 현금은 꼭 준비해가는 걸 추천한다. 현지에서 맛있는 밀크티와 함께 아침을 맞이하는 특별한 경험은 이 도시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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