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일식 맛집 소바쥬 디너코스 리뷰 | 미쉐린 가이드 2025 선정 메밀 오마카세

얼마 전 생일을 기념해 마포역 인근의 소바쥬를 찾았다. 우연히 인스타그램을 통해 메밀 요리를 주제로 한 오마카세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예전부터 가고싶었던 곳인데 예약 경쟁이 치열해서 최근에서야 가보게 되었다. 한 달 전부터 기다린만큼 기대가 컸는데도 전혀 실망스럽지 않은 가성비와 퀄리티였고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더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Location

마포역 / 도화동

Cuisine

일식

Meal Type

저녁

Date of Visit

2025년 11월 16일


마포역 일식 맛집

소바쥬는 마포역 2번 출구 근처 성지빌딩 지하 1층 22호에 위치해 있는데, 내가 방문한 날은 일요일이라 사람이 없기도 했고 건물 자체가 좀 오래돼서 그런지 살짝 어두운 분위기였다. 지하층이 식당과 술집이 모여있는 아케이드처럼 되어 있는데 주말에는 휴무인 가게가 많고 간판이 크지 않아서 찾기가 어려웠다. 참고로 소바쥬는 ‘센다이’라는 일식집의 반대방향으로 가야된다.

소바쥬 예약

소바쥬 예약은 캐치테이블을 통해 가능한데, 워낙 인기가 많은 편이라 주말 디너는 특히 빨리 마감된다. 이번 방문도 캐치테이블을 통해 한 달 전부터 예약해뒀는데 시간대가 점심과 저녁 한 타임씩밖에 없어서 최대한 미리 예약을 잡아두는 걸 추천한다.


소바쥬의 메뉴는 일반적인 스시나 사시미 오마카세와는 다르게 주재료인 메밀을 다양한 식감, 온도, 조리법으로 요리한 코스를 선보인다. 얼마 전까지는 점심/저녁 모두 55,000원의 단일코스로 운영이 되었는데, 2025년 10월부터는 점심 코스는 55,000원, 저녁 코스는 80,000원으로 변경되었고, 가격이 오른 만큼 디너 코스의 구성이 더 풍부해졌다고 한다. 참고로 식사 시간은 6시반 디너 코스 기준 총 2시간정도 소요됐다.


1. 메밀 콤부차

첫 순서는 상큼하게 입맛을 열어주는 메밀 콤부차였다. 산뜻한 산미 속에 은은한 달콤함이 올라오고 메밀의 향이 특별히 느껴지지는 않았다. 발효차라 그런지 마치 술을 마시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기분 좋은 산미가 있었고, 웰컴드링크 같은 느낌으로 코스의 시작을 열어줬다.

2. 넙적 메밀면

납작한 파파르델레 파스타처럼 생긴 두 장의 메밀면이 겹쳐 나왔는데, 간이 거의 없는 위쪽 면은 최대한 오래 씹으면서 메밀 고유의 향을 음미해보라고 하셨다. 아래 면은 그릇 바닥에 깔린 짭조름한 시오콘부+피스타치오 오일과 함께 먹게 되는데 작지만 강렬한 시오콘부의 감칠맛이 메밀면의 풍미를 살려줬다. 면 식감이 탱글하고 찰기가 있어서 메밀 코스에 대한 전체적인 기대치를 높여주는 스타트였다.

3. 피조개, 가리비관자, 메밀묵, 초된장

초된장은 처음 접해봤는데 생각보다 달달해서 한국식 된장이나 쌈장이랑은 많이 다른 느낌이었다. 신선한 조개와 가리비관자, 쫀득한 메밀묵, 그리고 중간중간 섞여있는 무화과가 흥미로운 조합을 이루지만 개인적으로는 해산물과 과일, 그리고 달달한 미소 소스의 맛이 섞였을 때 다소 난해하게 느껴졌다😅.

4. 갈치, 전복, 홍합, 온면

차완무시처럼 뚜껑이 덮인 작은 그릇에 따뜻하게 제공된 다음 디쉬는 국물에서 진한 해산물 육수와 버터의 풍미가 동시에 올라오면서 동양식 국물요리보다는 약간 봉골레를 묽게 만든 듯한 느낌에 가까웠다. 불향이 배어 있는 갈치는 고소하면서 깊은 감칠맛이 있었고, 전복과 노루궁뎅이버섯의 부드러운 식감도 매력있었다. 그릇 바닥에는 얇은 메밀면이 소량 깔려 있는데 쫄깃한 식감의 넙적 면과는 다르게 부드러고 얇은 면이 깊은 국물과 잘 어우러졌다.

5. 제철 생선회

단새우, 흰살참돔, 초절임 고등어(시메사바)로 구성된 세 가지 사시미 중간에 김으로 만든 진한 소스가 있었다. 흰살참돔은 소금에 먼저 찍어 먹는 걸 추천하셨다. 회를 소금에만 찍어서 먹는 건 처음이었는데 담백하면서도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단새우의 달달하고 녹진한 맛이 김소스와 가장 잘 어울렸고, 껍질을 살짝 그을린 시메사바는 고등어 특유의 깊은 향과 감칠맛이 살아있었다.

6. 꼬치고기 숯불구이 & 메밀찹쌀밥

이름만 들었을 때는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떠올렸지만, 실제로 꼬치고기는 제주에서 ‘꼬질뱅이’라고 불리는 생선의 한 종류라고 한다. 숯불에 구워 담백함과 불향이 동시에 살아 있고, 찐 밤과 어란을 갈아낸 가니쉬가 은근히 달달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더해줘서 생선의 담백함을 끌어올렸다. 아래 깔린 이이무시(일본식 찐밥)는 찹쌀의 찰기와 메밀의 톡톡 씹히는 식감이 조화를 이루면서 구운 생선이랑 같이 먹으니까 갈치솥밥이 떠오르는 맛이었다.

7. 장어 메밀 갈레트

다음으로는 계란+장어튀김, 양파, 방아잎이 올라간 메밀 갈레트를 손으로 말아서 먹는 재밌는 요리가 나왔는데 고급진 피쉬 타코가 생각나는 풍성한 맛이었다. 달달하고 바삭한 장어와 향기로운 방아, 쫀득한 메밀 갈레트의 식감이 훌륭했고 재료 하나하나가 조화롭게 이어져서 이날 코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메뉴였다.

8. 메밀면 & 텐푸라

메밀면은 먼저 소금에만 찍어 본연의 맛을 느낀 후에 소유소스에 찍어 파+와사비를 곁들여 먹는 걸 추천하셨다. 참고로 메밀면은 필요한만큼 리필(?) 해주신다. 텐푸라는 흰다리새우 → 삼치 → 연근 순서로 즉석에서 튀겨 주셨다. 새우와 연근은 예상 가능한 맛이라면 삼치 튀김은 참치타다끼나 규카츠처럼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미듐레어에 가까운 촉촉한 식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9. 메밀 아이스크림 & 포카치아

메밀로 만든 모주를 미스트처럼 뿌려서 촉촉함을 더한 메밀 아이스크림은 리조(쌀) 젤라또를 연상시키는 고소한 맛이었고, 오븐에서 막 꺼낸 따뜻한 메밀 포카치아는 같이 나온 호두오일 + 꿀 소스를 찍어먹으니까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차가운 아이스크림과 따뜻한 빵의 조합의 온도 밸런스가 좋고, 전반적으로 건강하고 담백한 단맛이라 은은한 여운을 남겨주는 디저트였다.

10. 서비스 디저트

나도 생일로 방문했는데 이날 유독 생일/기념일 손님이 많다고 하시면서 앵콜 디저트까지 만들어주셨다. 한입 크기로 손질된 감과 무화과 위에 시라아에(으깬 두부)와 깨로 만든 소스를 올리고 곱게 간 찐밤과 유자 제스트로 마무리한 디저트였는데, 크리미한 두부 소스가 후무스와 비건 마요네즈를 섞어놓은 듯한 고급스러운 맛이라 완전 취향저격이었다.


소바쥬 콜키지

소바쥬는 와인/사케 기준 병당 30,000원, 위스키 기준 50,000원에 콜키지가 가능하다. 원래는 GS25 어플로 와인 예약을 해두고 콜키지를 이용하려고 했지만, 하필 건물 1층에 있는 GS25가 일요일 휴무인 negative한 이슈가 있어서 결국 매장 와인을 주문했다.

도멘 데 에르보쥬 물랑 아르장

이날 선택한 와인은 ‘도멘 데 에르보쥬 물랑 아르장’이라는 프랑스 루아르 지역의 샤르도네였는데, 과실 향이 묵직하거나 버터리한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산뜻하고 청량한 느낌이 살아 있는 와인이었다. 은은한 사과 향이 크리스피하게 느껴지고 미네랄과 산미가 깔끔한 편이라, 메밀과 해산물 기반의 요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소바쥬의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차분한 조명, 은은한 디퓨저 향, 우드톤이 강조된 색감이 포인트였고, 8석 규모의 작은 공간이 주는 프라이빗한 분위기 덕분에 음식에 집중하기 좋았다. 일요일 저녁 타임이라 그런지 손님 대부분이 커플이었고, 카운터 좌석인데도 테이블 크기나 자리 간격이 여유로운 편이라 편하게 코스를 즐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 셰프님 두 분이 너무 친절하셔서 전체적인 식사 분위기를 더 편안하게 만들어주시는 느낌이었다.

Rating: 4.5 out of 5.

4.2/5

총평

사시미나 스시 오마카세의 화려함도 물론 좋지만 조금 더 색다르고 건강한 일본식 코스요리를 찾고 있다면 소바쥬를 추천하고 싶다. 소바가 주인공이라 단조롭고 심플한 코스일 것 같지만 생각보다 신선한 해산물이나 다양한 재료, 퓨전 감각이 느껴지는 창의적인 요리들로 2시간이 짧게 느껴질만큼 잘 짜여진 코스 구성이었다. 특히 런치와 디너 모두 10만원 이내로 가격대가 정말 합리적인 편이라 기념일이나 생일을 맞아 방문하기에도 좋고, 특별한 데이트 코스로도 좋은 곳이다. 참고로 10만원 이내 가성비 오마카세를 찾고 있다면 최근에 방문했던 잠실 ‘스시미타’도 함께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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